090824, 오랜만의 잡담 Monologue

1. 

요즘 들어 몸이 매우 안좋아서 식사를 천천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십수년간-_- 천천히 먹으라는 타박을 받아가면서도 게눈 감추는 스피드로 식사를 해온데다 '적게 천천히' 먹는게 몸에도 좋고 장수의 지름길이라는 이야기를 10년전부터 들었고 군대에 갔다 온 뒤부터는 '살을 빼려면' 천천히 먹으라는 말까지 듣고 있으니 솔직히 말하면 두 손 두발 다 들었다고 하는게 맞는 것 같다.
어쨌거나 그래서 11시 50분쯤 터덜터덜 식당으로 내려갔다. 볶음밥을 받아들고 조금만 떠서 오물오물, 평소와 같았다면 5분이면 다 먹고 그릇까지 치울 것 같은 분량을 앞에 두고 50번이 넘게 꼭꼭, 음식이 입 안에서 분쇄돼 흔적조차 남기지 못할 정도로 씹었다. 
인내의 한계는 운동을 할때만 초월해본 적이 있는데, 밥을 먹다가 겪어본 것은 처음이다. 간신히 그릇을 다 비우고 치우고 올라오니 12시 30분이다. 나름대로 천천히 먹는데 성공했어, 라는 생각에 기뻤지만 일순 내려가는 시간+음식을 받는 시간+정리하는 시간+올라오는 시간까지 하면 실질적으로 밥을 먹은 시간은 20분도 안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대체 밥을 1시간 동안 1그릇만 먹는 사람들의 비법은 대체 무엇일까. 정녕 자장면 한그릇 정도는 20초만에 먹고 1시간이면 통닭 3마리도 가볍게 해치우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밥을 천천히 먹는 것은 무리인 것일까. 
잠시 쓸데 없는 상념에 빠진다.

2. 

지난주에 김대중 대통령이 서거하시고 나서 일주일 내내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바빴다. 간신히, 일주일만에 돌아온 여의도는 변한게 없다. 지난주, 63빌딩에 신종플루가 내습했다는 정보를 얻었기에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살짝 기대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생각만큼 달라지진 않았다.
어딘가의 누군가는 휴가를 떠났을테고, 어딘가의 누군가는 돌아와서 좌절하고 있을 것이다. 증권가의 휴가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소한 9월 중순은 돼야 완전히 끝나겠지. 

3. 

판타지 리스트를 만들려고 했는데, 계속 뭔가 일이 생긴다. 핑계를 대려는 것은 아니다. 
일이 바쁘다보니 주말이 아니면 못하는데, 금요일 저녁에 케이블 모뎀이 저 세상으로 영면에 든다, 그런데 믿을 수 없게도 코드를 계속 꽂아놓으니 일요일 저녁 12시만 되면 마법에 걸린 듯 부활하는 신기한 일을 2주 연속 겪고 있다. 와이브로가 아니었다면 주말에 일하러 PC방에 가는 불상사가 벌어질 뻔 했다.
더욱 더 믿을 수 없고, 어처구니 없지만 평일에는 인터넷이 멀쩡하다. 
급상승한 분노게이지로 인해 '진상 고객'이 되어 모 케이블 회사에서 전화를 걸었다. 대기업이 인수한 뒤로 새벽 1시에 전화를 걸어도 고객 상담을 받는 것은 마음에 들지만, 그쪽도 어쩔수 없다는 투다.
결국 일요일날 AS를 보내주기로 했다. 
잠깐, 생각해보니 요즘 초고속인터넷 가입하면 돈도 준다고 하지 않던가? 십수년 전 케이블TV와 동네에 들어오는 인터넷이 없다는 열악한 상황때문에 어쩔 수 없이 쓰고 있지만 가격도 비싼 편이고.....슬슬 바꿔보는 것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밥 먹고 몇분이나 쉰걸까. 슬슬 다시 일이나 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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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차원이동자 2009/08/24 16:55 # 답글

    그렇지 않아도 십수년간-_- 천천히 먹으라는 타박을 받아가면서도 게눈 감추는 스피드로 식사를 해온데다 '적게 천천히' 먹는게 몸에도 좋고 장수의 지름길이라는 이야기를 10년전부터 들었고 군대에 갔다 온 뒤부터는 '살을 빼려면' 천천히 먹으라는 말까지 듣고 있으니 솔직히 말하면 두 손 두발 다 들었다고 하는게 맞는 것 같다.

    ... 왠지 제가 포스팅한거같은 이 기분은...

    천천히 조금만 먹는것이 장수의 지름이라고 하지만
    세상엔 맛있는것이 많고, 미각을 만끽하기엔 시간이 짧습니다.
  • 다크엘 2009/08/25 00:10 #

    동지가 있어서 다행입니다(.. )
  • 유웨카 2009/08/24 18:45 # 삭제 답글

    ....저 역시 천천히 먹자-라는 주의에서 멀리멀리 안드로메다 행성과의 거리만큼 떨어진 사람이예요^^;;;

    그나저나 케이블 모뎀..참 신기하군요...-생각해 보니 제 넷북 무선인터넷도 중간에 끊겼다가 다시 이어졌다가....;이것도 뭔가 문제있는 듯하군요;
  • 다크엘 2009/08/25 00:10 #

    그러니까요. 뭔가 음모가...(응?)
  • asteray 2009/08/26 01:47 # 답글

    와이브로 덕에 업무시간이 증가하긴 합니다. 이젠 출근길에도 메일 확인을 넘어 작성과 리서치까지 가능한 시대가 되었네요
  • 다크엘 2009/08/26 13:02 #

    마음만 먹으면 휴대폰이나 게임기로도 인터넷을 하고 문서작업도 가능하죠..사실 조금만 더 지나면 뭐가 나올지 기대가 되긴 하네요 ^^
  • 다양 2009/08/28 21:39 # 답글

    전 너무 천천히 먹어서.. 친하지 않은 사람과 먹을때 민망할정도로 느립니다;;
    얼마전에도 너무 맛있는 냉짬뽕먹으러 아는분들과 같이 중국집 갔다가 마지막까지 저만 면을 홀짝이고 있어서 민망함과 죄송함이 ;;
    그래도 대부분이 제가 워낙 느린걸 알고 이해해주시는 분들이셔서 다행이었어요.

    그래서 제 꿈은요..
    집에서 반찬을 각자 담아먹는거랍니다.
    제가 워낙 느리고 저희 어머님은 너무 빠르셔서;; 항상 제가 반찬을 적게 먹게되는거 같아서 손해보는 기분이거든요 ㅎㅎ
  • 다크엘 2009/08/28 21:40 #

    현재 제 목표는 밥을 1시간동안 먹기 입니다(.. )
  • 다양 2009/08/28 21:45 # 답글

    천천히 먹는 저는 왜 찌는걸까요...?!
    역시 먹는걸 너무 즐겨서... 아니 그전에 운동 부족.............................orz
  • 다크엘 2009/08/28 21:46 #

    ....안됍니다. 천천히 먹는 사람은 빠져야 합니다!!!!
    안그러면 제 노력의 댓가가....orz

    .....맥주나 마셔야..(어?)
  • 다양 2009/08/28 21:51 # 답글

    천천히 먹는게 무조건 빠지는건 아닌것 같습니다.
    빨리먹으면 배부른 신호를 뇌가 인지하기전까지 먹게되서 살이 찐다고 생각하는것 같지만 정작.. (천천히 먹는 제가 생각하기엔 그런거 필요없이 먹는양..(...)과 얼마나 그것을 즐기느냐.. 그리고 얼마나 술을 마시느냐...(음?)

    역시 살빠지기엔 경오님처럼 운동을....(어라..?)
  • 다크엘 2009/08/28 21:52 #

    그러게요. 일만 아니라면 옛날처럼 하루에 4시간씩은 운동할텐데....그러면 금방 빠질텐데 말이지요..ㅠ.ㅠ
  • 다양 2009/08/28 21:56 # 답글

    그래도 보기 나쁠정도로 찌시지 않았던걸로 기억합니다.^^
    너무 무리해서 빼야지 빼야지 하시면 스트레스살이 더 늘어날거에요.ㅜㅅㅜ
  • 다크엘 2009/08/28 21:57 #

    .....옛날 생각하면 지금은 완전 돼지라고 불려도 할말이 없을 정도지요...
    마음 같아서는 굶어서라도 빼고 싶어요..ㅠ.ㅠ

    스트레스살이라...그럴 가능성도 있군요. 그러면 얼른 회사부터 그만둬야..(어이...)
  • 다양 2009/08/28 22:04 # 답글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에서 옵니다....ㄷㄷ
    이렇게 글올리는 저도 사실은 살빼야지 살빼야지 하면서 밥 한그릇에 복숭아로 입가심까지 하고 앉아서 컴퓨터하고 있습니다.......

    자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에서 온 살로부터 올것이니 제가 상상하기엔 늘씬하고 어여쁘신 여자분(이셨던)(...) 다크엘님 하루빨리 예전의 모습을 되찾으시길 바라겠습니다! 화이팅!!
  • 다양 2009/08/28 22:05 #

    채팅하는 기분인데요...;
  • 다크엘 2009/08/28 22:06 #

    어여쁘진 않지만 늘씬한 몸매는 어서 되찾아야지요....인라인이라도 타볼까 생각중이랍니다 ^^

    진짜 채팅같네요....요즘은 트위터에서 그런 기분을 느끼고 있는데...
    이런이런, 메신저에라도 얼른 추가를 해야겠는데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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