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번호이동 제한, 종은 누구를 위해 울려야 하는가. News

번호이동 악용하는 `메뚜기` 사라진다 - 매일경제

이 기사를 읽은 순간 '소비자의 권리'와 '회사의 이익'의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규가입이든 번호이동이든 상관 없다. '무조건' 3개월간 묶인다. 가입 이후 서비스든 요금이든 소비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도 3개월간 가입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해야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이동전화 번호이동 운영 지침'이 얼마나 큰 구속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미 대리점 등지에서 신규가입하면 몇달간 무슨 서비스를 몇개월간 이용해야한다느니, 하는 것이 있지 않은가.

그러나 살짝 들춰보면 문제는 골치아픈 방향으로 흘러간다.

무려 방송통신위원회라는 정부직속기관에서 한번 가입하면 3개월은 무조건 한 회사의 서비스만 이용하라고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번 조치로 인해 가입 직후 서비스가 마음에 안들어서 다른 통신사로 옮기고 싶은 사람에게 통신사는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됐다.

"3개월간 이동하지 말라고 정부가 말했습니다. 우리 서비스-혹은 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해지하고 당신의 '번호'를 잃던가, 번호를 유지하고 싶으면 3개월간 참으세요."

방통위의 이번 지침은 단순히 통신사들의 마케팅 경쟁 과열양상을 막기 위함이 아니다. 이미 지난 7월 초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지난 1일 통신사의 CEO들과 만나 과도한 마케팅 자제를 촉구했고, 당시 이통 3사들은 모두 마케팅 경쟁을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왜 이제 와서 이런 조치를 발표하는 것일까. 

아무리 보아도 이번 지침은 이해가 가질 않는다.

링크해놓은 기사의 리드에서 볼 수 있듯이 이번 조치는 '통신사의 고객유치 경쟁을 악용하는 소비자에 대한 규제'다. 
이번 지침으로 통신사는 2가지를 얻게 됐다. 한번 가입한 고객은 해지를 하지 않는 한, 3개월간은 죽어도 그 회사의 서비스를 사용해야한다. 이는 고객의 숫자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올 상반기의 수익을 갉아먹던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이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끝이 보이지 않는 마케팅 경쟁으로 인해 통신사들은 그간 수많은 엄청난 금액을 쏟아부었다. 이러한 조치를 해서라도 마케팅비를 아끼려는 마음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부가 나서서 소비자의 권익을 제한한다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공산주의 사회가 아니며 이통 3사는 공기업이 아니고, 사기업이다. 사기업이 이익을 위해 같은 업종의 회사들과 경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 경쟁이 격화됐다고 해서 소비자의 권익을 제한하는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소비자는 통신사에 종속되어야 하는가?
종은 누구를 위해 울려야 하는지, 다시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darkel.egloos.com/tb/5066692 [도움말]

덧글

덧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