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종=좌파 강습소’, 보수들 ‘주홍글씨’ 낙인- 한겨레
초록불의 잡학다식 : 출판사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 – 초록불님 이글루
첫 번째 링크부터 이야기하자.
대저 예술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로의 예술은 미적(美的) 작품을 형성시키는 인간의 창조 활동(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이다.
또한 국어사전에는
1 기예와 학술을 아울러 이르는 말. 2 특별한 재료, 기교, 양식 따위로 감상의 대상이 되는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인간의 활동 및 그 작품. 공간 예술, 시간 예술, 종합 예술 따위로 나눌 수 있다. 3 아름답고 높은 경지에 이른 숙련된 기술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이렇게 나와 있다.
한때, 문예창작과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던 시기가 있었다. 글을 쓰는 기술을 가르쳐 작가를 만들어내겠다는 의도였고, 실제로도 그에 힘입어 문창과 출신의 작가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현재 그 당시 생겼던 유수한 문예창작과들은 사라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제논리다. 나와서 막상 할만한 것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취직이 안되고, 돈이 안되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기술을 갈고 닦아 책을 낸다 해도 먹고 살기 힘든 시대가 됐으니까. 학생들은 사회 현상이나 정치보다도 당장 먹고 살 것을 걱정해야 하니까.
그래도 남아 있는 곳이 있었다. 고고할지라도, 예술이란 것, 문화라는 것, 문학이라는 것을 지켜내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그 중, 특출난 성과를 올리던, 그런 곳을 좌파 우파 논리에 맞춰 바꾼단다.
한겨레의 기사가 조금 공격적이긴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정치 논리에 휘둘려서는 안될 학생들을 정치 논리에 따라 교육을 바꾼단다. 무슨 일이 있다고 해도 절대로 사회의 논리에서는 안전해야 할 학생들을 말이다. 다른 분야도 안되지만 특히 ‘예술’이다. 이걸 입맛대로 재단하려 든다니, 황당하기 그지 없다.
지금은 20세기 초반이 아니다.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시대가 아니다. 이제 학생들은 스스로 배우고 스스로 판단한다. 이른바 ‘교육의 질’은 그 서비스를 받는 당사자인 학생들 스스로 판단해야 할 문제다. 이제 학생들은 더 이상 고심하지 않는다. 촛불시위때와 마찬가지로 스스로 나선다.
이번에 논란이 된 이론이나 통섭이 과연 문제라면 학생들 스스로가 나서서 이건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그것을 정치 논리에 맞춰 재단한다는 발상 자체도 놀랍거니와 무섭다.
문득 주체사상을 찬양하기 위해 만들어진 북한의 ‘주체문학’이 떠오른다. 선거때마다 동네를 시끄럽게 물들이는 ‘선거송’ 처럼 ‘선거 문학’, 혹은 정치 논리를 설명하기 위한 이른바 ‘OOO당 문학’, 좌파/우파 혹은 진보/보수 문학 같은 것들이 등장하는 게 아닐까.
두번째와 세번째 링크
이젠 황당하다. 작가를 다 말려 죽이겠단 소리가 아닌가.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자신이 창작자가 아니라 소비자인 이상, 가장 먼저 놓을 수 있는 것은 문화생활일 것이다. 그런 문화의 근간이 되는 것은 누가 뭐라 해도 책이다. 교과서를 제외하고, 만화책이든 뭐든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인간은 없다.
사실 현대의 한국 문학계는 안타깝지만 점차 시들어가고 있다. 작가들이 마음 놓고 생업, 즉 창작활동에 몰두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지원이 있어야 하지만 몇몇 유명 작가들을 제외하고는 순수하게 책을 내서 먹고 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예전 장르 작가 기모님이 신세한탄을 올린 적이 있는데, 읽으면서 기가 막혀 할 말을 잃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실제로 주위의 몇몇 장르작가들에게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저것이 사실이라면, 사실이 된다면 먹고 살기 급급하지만 그나마 책이 좋아서, 글이 좋아서, 문학이 좋아서 노력하는 사람들을 이제는 말려 죽이려 드는 것이다.
저 법안이 통과된다면 한예종을 바꿀 필요도 없다. 최소한 소설이나 시 같은 문학을 하려는 사람은 씨몰살 당해버릴 테니까. 한국에서 문학이란 이제 ‘동인’ 이상으로 남기 힘들 것이다. 돈 많고 배부른 자들의 취미생활 정도로 전락해버릴 가능성이 높으니까.
전에 아는 분께 작가를 하려면 외국어를 죽어라 공부해서 해외에 나가는 게 더 낫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분은 외국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문학’을 쓸 실력이 된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테니 현실성이 없다고 하셨는데… 솔직히 저 법안이 통과되어 버리면 한국에서 책 내는 것은 자살행위가 될지도 모르겠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 더 이상 무엇을 바랄 수 있겠는가.
왠지 귓가에 한국 문학의 단말마가 들려오는 듯 하다.



덧글
행인1 2009/05/22 14:05 # 답글
사실 문학뿐만 아니라 다른분야들도 위기인데....
다크엘 2009/05/22 14:08 #
...뭐 그렇긴 합니다만..이번 문제는 그로기 상태에 놓인 애한테 제대로 한방 먹인 격이죠.
rumic71 2009/05/22 14:06 # 답글
더 웃기는 건 민주당이 낸 법안이라는 것. (한나라당은 오히려 불법 규제 강화쪽이니)
다크엘 2009/05/22 14:08 #
쟤는 우리랑 달라요, 그러니까 쟤가 한 말은 무조건 틀려요. 내가 옳아요. 랄까요...쩝.